지구기록보관소 — Galactic Record Bureau
우리는 이 행성에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관찰자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 행성의 생명체들은 저마다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품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평범해 보이는 직장인에게서 전쟁의 기억을 발견했고,
말없는 어머니에게서 수십 년의 희생을 발견했으며,
방금 입사한 신입사원에게서 누구도 모르는 발명을 발견했습니다.
우리는 깨달았습니다.
기록되지 않은 이야기는 사라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출판사를 만들었습니다.
잘난 사람만 책을 쓰는 세상이 아니라,
모든 지구인이 저자가 되는 세상.
파란수박은 그 기록을 남기기 위해 존재합니다.
파란수박본부는 달 뒷면에 있습니다.
우리가 포섭한 지구인들은 지금 이 우주선에서
본 행성을 향해 기록을 송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달 뒷면에 있습니다.
관측되지 않는 곳입니다.
하지만 달 표면의 굴곡을 골프공처럼 활용한
전파 반사 기술 덕분에,
지구 어디서나 우리에게 신호를 보낼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있다면,
당신이 책을 쓰고 싶다면,
신호를 보내주세요. 우리가 수신하겠습니다.
※ 수신 확인까지 1–3 지구일 소요됩니다.